책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천줄읽기>는 오리지널 고전에 대한 통찰의 책읽기입니다. 전문가가 원전에서 핵심 내용만 뽑아내는 발췌 방식입니다.
1767년 4월 22일 개관한 국민극장은 1769년 3월 3일 문을 닫지만, 독일 연극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국민극장의 활성화와 발전, 궁극적으로는 독일 연극의 총체적 개혁이라는 목표를 위해 레싱은 전속 평론가로 활동하면서 정기간행물의 영향력을 이용하기로 한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것이 바로 ≪함부르크 연극론≫이다. 그는 예고문을 통해 “본 ≪연극론≫은 공연되는 모든 작품의 비판적인 목록이 될 것이고, 작가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예술이 여기서 떼어 놓게 될 모든 발걸음을 따라갈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레싱은 ≪함부르크 연극론≫을 통해 공연 작품의 분석에서부터 배우들의 연기까지 모든 것을 대상으로 평을 썼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배우들과 평론가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그 결과 연기에 대한 비평과 연기술에 대한 탐구를 전면 중단하게 된다. 그 대신 희곡과 연극의 본질에 관한 탐구가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레싱에 따르면 비극의 목표는 인간의 도덕적 교화고, 교화는 인식의 증진이 아니라 지각 능력의 향상을 통해 이루어진다. 비극의 관객은 시민계급이다. 이 두 가지 전제하에서 레싱은 독일 시민계급의 도덕성과 자의식의 고취를 목표하는 자신의 비극론을 주장하기 위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토대로 삼아 이론을 전개하고 있다.
레싱은 ≪함부르크 연극론≫을 통해 100년 동안 당연한 것으로 간주되어 온 주장, 즉 프랑스 작가들이 유럽의 드라마를 선도한다는 주장을 전면적으로 반박했다.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는 독일 희곡과 연극이 발전하려면 프랑스 드라마가 아니라 셰익스피어를 모범으로 삼아야 한다며 독일 드라마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레싱의 셰익스피어 찬사는 괴테, 실러와 같이 다음 세대인 ‘질풍노도’ 작가들의 셰익스피어 숭배로 이어지게 하는 중요한 공적을 남긴다.
200자평
독일의 작가이자 비평가인 레싱은 독일 국민극장의 전속 평론가로 활동했다. 국민국장이 문을 닫을 때까지 그가 국민극장 무대에 오른 작품과 공연에 대해 쓴 평론집이다. 특히 레싱의 비극론과 셰익스피어에 대한 찬사는 100년 동안 추종되어 온 프랑스 희곡에 대한 전면적 비판으로 이어지면서, 괴테, 실러 등 다음 세대 작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지은이
고트홀트 레싱은 1729년에 태어나 라이프치히대학교와 비텐베르크대학교에서 공부한다. 목사인 부친의 뜻에 따라 신학 공부를 시작하나 문학에 끌려 신학자의 길을 접고 일찍이 문필 활동과 언론계에 투신한다. 평생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다가 1781년 눈을 감는다. <미스 사라 샘슨>, <미나 폰 바른헬름, 또는 군인의 행운>, <에밀리아 갈로티>, <현자 나탄> 등이 대표작이다. 그 밖의 주요 저술로는 ≪비극에 관한 서신 교환≫, ≪문학 편지≫, ≪라오콘 : 미술과 문학의 경계에 관하여≫, ≪함부르크 연극론≫, ≪인류의 교육≫, ≪에른스트와 팔크 : 프리메이슨 회원을 위한 대화≫ 등이 있다. 레싱은 독일 계몽주의 시대에 문학평론가, 이론가, 작가로서 또 언론인으로서 문화 전반에 걸쳐 뛰어난 성취를 이루었고, 독일 문학이 낙후성을 극복하고 세계문학의 정상권으로 도약하는 준비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그는 독일 최초의 전업 작가, 시민 비극의 창조자, 전제군주제와 교조적 루터교의 비판자, 시민계급의 선구자, 관용과 지혜의 화신 나탄의 창조자, 독일 근대 희곡의 아버지 등으로 칭송된다.
옮긴이
윤도중(尹度重)은 서울대학교 문리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뮌헨대학교, 본 대학교, 마인츠대학교에서 수학했다. 주한독일문화원, 전북대학교를 거쳐 현재 숭실대학교 독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독어독문학회 회장, 숭실대학교 인문대 학장을 역임했으며, 레싱, 괴테, 실러 등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썼다. 저서로는 ≪레싱 : 드라마와 희곡론≫(2003), 역서로는 ≪레싱 : 필로타스, 미나 폰 바른헬름≫(1991), ≪레싱 희곡선 : 현자 나탄, 에밀리아 갈로티≫(1991), ≪괴테 고전주의 희곡선≫(1996), ≪카를 추크마이어 : 쾨페닉의 대위≫(1999), ≪독일대표희곡선집 I(근대편)≫(공역, 2001), ≪레싱 전설≫(2005), ≪라오콘 : 미술과 문학의 경계에 관하여≫(2008) 등이 있다.
차례
예고문
제1권
제2권
해설
지은이에 대해
지은이 연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장르를 막론하고 훌륭한 문필가는, 단순히 자신의 머리와 학식을 뽐내기 위해 글을 쓰는 경우가 아니라면, 항상 자기 시대와 나라에서 가장 머리가 깨고 우수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쾌감을 주고 감동시킬 수 있는 것만 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극작가가 무식한 대중에 맞춰 눈높이를 낮추는 경우, 대중을 깨우치고 교화하기 위해서 낮추는 것이지 대중의 선입관과 저열한 사고방식을 강화하려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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